Poem

유월의 하늘

차 지운 2016. 6. 6. 11:11



     유월의 하늘

    유월 하늘이 열리면 임들의 향기 가득합니다 등꽃 피고, 아카시아도 향기를 더합니다 아무 이름 없이도 계곡에, 비탈에, 피고 지는 향기들을 생각합니다 아가는 옹알이 하다 잠이 들었습니다 방긋방긋 웃으며 자는 걸 가만히 지켜 봅니다 잠이 깨면 쪼르르 기어와 안깁니다 가슴으로, 무언가 가득 하여옵니다 내 나라, 내 사랑이, 내 꿈이 피어납니다 지켜야할, 행복입니다 지켜야할, 자유입니다 임들은, 꽃다운 나이 선혈 비, 온몸으로 뿌리시고도 아무 말이 없습니다 어제도, 오늘도 조용히 풀 잎이듯, 바람이듯 지켜만 보고 있습니다 현충일이라고 구린 것들이, 떼지어 몰려다녀 간, 한 구석에 초라한 무릎으로 겨우, 향이나 사르어 뵈옵는 유월 가 오는 길섶에 하늘거리던 거미줄 한 올의 춤사위가 너무 시렸습니다.

    1606. 邨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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