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길(道) - 수천 김용오

차 지운 2016. 6. 3. 09:22
 * Capriccio Italian(이태리 綺想曲 -Tchaikovsky) 
 
길(道) / 수천 김용오
너의 앞을 앞지르는 사람이 있거든 진심어린 축하의 묵례를 나누고선 무소처럼 너의 길을 가라 굽이굽이 네가 걸어온 그 길이 파란만장한 불쏘시게의 삶들을 잉태해왔다면 그 사람 역시 예까지 오길 위해선 무수히 많은 질곡을 걸어왔을터 그 사람이 닦아놓은 길에 사심을 넣지 마라 네겐 불(火)보단 독(毒)이 될 수 있나니 그 사람과 운명을 함께하지 못할 바에야 너의 길을 가라 세상의 그 모든 것은 자신만의 그릇이 있듯 그 사람 역시 그의 그릇이자 그 사람의 세상이란 그만의 그릇이 있나니 모든 병의 근원은 과욕에 있나니 죽고 싶지 않거든 너의 길을 가라 사계(四季)가 뚜걱뚜걱 자기의 길을 걷듯 초침이 째깍째깍 자기의 길을 걷듯 한눈팔지 말고 눈(雪)처럼 걸어라 걷고 걷다 보면 너도 모른 순간 네 심장을 훅하고 날려버릴 소슬바람이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이 많았다며 에메랄드 양탄자가 깔린 저택의 서원으로 널 안내를 할 것이니 이 얼마나 거룩한 일이 아니라할 수 있으랴 그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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