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장미를 위하여 / 홍수희

차 지운 2016. 5. 23. 09:27



          장미를 위하여 / 홍수희

          가시가 없는
          장미는 장미가 아니다

          동그라미 탁자 위
          유리꽃병 속에서도
          모진바람 불어 지난
          담벼락 밑에서도
          너의 모습 변함없이
          두 눈이 시리도록
          매혹적인 것은

          언제든
          가시를 곧추 세우고
          아닌 것에 맞설
          용기가 있기 때문

          아니라고 말할
          의지가 있기 때문

          꽃잎은 더없이
          부드러워도
          그 향기는
          봄눈처럼 황홀하여도

          가시가 있어서
          장미는 장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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