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 청원 이명희
통통 살이 오른 비상의 꿈을 향해 깃을 세우며 소리 없이 날아가는 새 한 마리 초여름 창을 열어 놓습니다 그대 누구를 힘들게 한 적이 있었다면 편안한 느낌으로 저벅저벅 숲으로 걸어가 악수를 청 하십시요 뜨거운 맥박을 식히며 쥐똥나무 푸른 꿈을 꾸는 듯 초원을 도닥거리는 소리 들리지 않습니까 놓치면 안 되었던 안타까운 순간들이 나무 등걸에 꽂혀 푸른 열매를 키우고 있습니다 푸름으로 치장한 숲 길에 꽃을 피운 찔레꽃 향기 하얗게 번지는 6월에는 바람의 그리움을 따라 걷고 싶습니다 미로처럼 어지러워 몽롱했던 아픔 부풀어 오를 즈음 우렁우렁 서있는 나무그늘에 앉아 쉬고 싶습니다 화평의 숲에서는 지울 수 없는 것도 없고 용서 못할 것도 없을 것 같습니다 짱짱한 6월의 태양은 언덕 위 감자밭의 감자 꽃을 무더기로 피워 놓았습니다.
'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먼 후일 - 김소월 (0) | 2015.06.19 |
---|---|
招魂 (초혼) - 김소월 (0) | 2015.06.18 |
오늘의 기도 - 우련祐練신경희 (0) | 2015.06.15 |
가지 않은 길 / 로버트 프로스트 (0) | 2015.06.14 |
우리가 어느 사이에 - 용혜원 (0) | 2015.06.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