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꽃은 바람에게 / 황라현

차 지운 2016. 3. 30. 10:10



      꽃은 바람에게 / 황라현

      재우려고 하여도 초롱초롱한 그리움은
      기지개 켜고 일어나 혈맥 푸르고 싱싱한
      이파리로 자라기만 합니다

      가끔 몸 위로 얹혀지는 시련의 빗방울의
      무게 때문에 버겁기도 하지만
      울먹거림도 묵묵히 견디어내며

      삶 속의 할 말은 깊은 뿌리에 감추고
      푸석한 얼굴 빛보다는
      가장 화사한 낯을 보여드리고 싶었지요

      그리움으로 타는 혀를 길게 내밀고
      촉촉한 기다림으로 목을 적시며
      가장 고운 빛깔의 모습으로
      한 사람을 부르고 있다는 것을
      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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