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편지 / 나호기 풍경風磬을 걸었습니다 눈물이 깨어지는 소리를 듣고 싶었거든요 너무 높이 매달아도 너무 낮게 내려놓아도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바람이 지나가는 길목에 우두커니 오래 있다가 이윽고 아주 오랜 해후처럼 부등켜 안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지요 와르르 눈물이 깨질 때 그 안에 숨어 있던 씨앗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날마다 어디론가 향하는 손금 속으로 사라지는 짧은 그림자 말이지요 너무 서두르고 싶지는 않습니다 조금씩 솟아올라 고이는 샘물처럼 풍경도 슬픔을 제 안에 채워두어야겠지요 바람을 알아버린 탓이겠지요 |
'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 길 - 정호승 (0) | 2016.03.29 |
---|---|
세월 / 도종환 (0) | 2016.03.29 |
사랑의 노래 - 라이너 마리아 릴케 (0) | 2016.03.27 |
산골의 봄을 그대에게 (0) | 2016.03.27 |
흔들림에 대하여 - 복효근 (0) | 2016.03.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