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너를 위하여 / 김남조

차 지운 2016. 1. 4. 14:15

        너를 위하여 /김남조

        나의 밤기도는 길고
        한 가지 말만 되풀이한다.

        가만히 눈을 뜨는 건
        믿을 수 없을 만치의
        축원(祝願).

        갓 피어난 빛으로만
        속속들이 채워 넘친 환한 영혼의
        내 사람아.

        쓸쓸히
        검은 머리 풀고 누워도
        이적지 못 가져 본
        너그러운 사랑.

        너를 위하여
        나 살거니
        소중한 건 무엇이나 너에게 주마.
        이미 준 것은
        잊어버리고
        못다 준 사랑만을 기억하리라.
        나의 사람아.

        눈이 내리는
        먼 하늘에
        달무리 보듯 너를 본다.

        오직
        너를 위하여
        모든 것에 이름이 있고
        기쁨이 있단다.
        나의 사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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