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처럼 내 손이 - 류시화
오늘처럼 내 손이 싫었던 적이 없다
작별을 위해 손을 흔들어야만 했을 때
어떤 손 하나가 내 손을 들어 올려
허공에서 상처 입게 했다
한때는 우리 안의 불을
만지던 손을
나는 멀리서 내 손을 너의 손에
올려놓는다
너를 만나기 전에는 내 손을
어디에 둘지 몰랐었다
새의 날개인 양 너의 손을 잡았었다
손안 가득한 순결을
그리고 우리 혼을 가두었었다
그러나 오늘처럼 내 손이 싫었던 적이 없다
무심히 흔드는 그 손은 빈손이었다
(Tornero - 남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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