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삶 / 김용택

차 지운 2018. 7. 26. 11:11



        삶 / 김용택

        매미가 운다.
        움직이면 덥다.
        새벽이면 닭도 운다.
        하루가 긴 날이 있고
        짧은 날이 있다.
        사는 것이 잠깐이다.
        하는 짓들이 헛짓이다 생각하면,
        사는 일이 하나하나 손꼽아 재미있다.
        상처받지 않은 슬픈 영혼들도 있다 하니,
        생이 한번뿐인 게 얼마나 다행인가.
        숲속에 웬일이냐, 개망초꽃이다.
        때로 너를 생각하는 일이
        하루 종일이다.
        너 아니면 집을 나온 내가 어디로 돌아갈까
        내 곁에 앉은
        주름진 네 손을 잡고
        한세월 눈감았으면 하는 생각,
        너 아니면 내 삶이 무엇으로 괴롭고
        무슨 낙이 있을까
        매미가 우는 여름날
        새벽이다.
        삶에 여한을 두지 않기로 한,
        맑은 새벽에도 움직이면
        덥다.



                                                                            '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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