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9월의 기도 / 박화목

차 지운 2015. 9. 3. 10:24

      9월의 기도 / 박화목

      가을 하늘은 크낙한 수정 함지박
      가을 파란 햇살이 은혜처럼 쏟아지네
      저 맑은 빛줄기 속에 하마 그리운
      님의 형상을 찾을 때, 그러할 때
      너도밤나무 숲 스쳐오는 바람소린 양
      문득 들려오는 그윽한 음성
      너는 나를 찾으라!

      우연한 들판은 정녕 황금물결
      훠어이 훠어이 새떼를 쫓는
      초동의 목소리 차라리 한가로워
      감사하는 마음 저마다 뿌듯하여
      저녁놀 바라보면 어느 교회당의 저녁종소리
      네 이웃을 사랑했느냐?
      이제 소슬한 가을밤은 깊어
      섬돌 아래 귀뚜라미도 한밤내 울어예리
      내일 새벽에는 찬서리 내리려는 듯
      내 마음 터전에도 소리 없이 낙엽 질텐데

      이 가을에는 이 가을에는
      진실로 기도하게 하소서
      가까이 있듯 멀리
      멀리 있듯 가까이 있는
      아픔의 형제를 위해 또 나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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