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가을엔 /조병화

차 지운 2017. 10. 23. 16:03






      + '가을엔' / 조병화

      "가을엔 우리 고개 숙입시다.
      맑게 비워낸 경건한 마음으로
      가을엔 우리 서로 고개 숙입시다.

      높아가는 가을하늘이 두고 가는
      이 무거운 사랑,
      그 무거운 사랑을 이어받아
      고운 마음으로, 고운 마음으로
      깊이 간직하면서
      그 소중함을 가득히
      가을엔 우리 서로 고개 숙입시다.

      기도와 같은 순결한 마음을 깨워
      우주 만물에 감사를 하며
      더욱 익어가는 사랑을 뜨겁게 안고

      더 이상 이곳에 머무를 수가 없어 떠나는 것들에게
      눈물로, 눈물로 작별을 하면서
      남은 것들끼리 슬픔을 서로 나누어 가며
      우리도 언젠가는 떠날 그날을 준비하면서

      가을엔, 그 가을엔
      우리 서로 고개 숙여
      서로 곁에 있다는 걸 감사합시다."





      + 늦가을에 / 김시종

      잎새가 푸를 때는 잎이 많은 줄도 몰랐더니,
      잎이 떨어지매, 낙엽이 지천으로 많아라.
      곁에 있을 때는 있는 둥 만 둥한 사람도,
      떠나면 빈자리는 메울 수 없이 크나니.




                                               

                                              Don McLean - Vincent (Starry, Starry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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