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그대여 가을입니다 / 김설하

차 지운 2017. 10. 7. 10:35


      마커스 스톤/Two Lovers


      그대여 가을입니다 / 김설하

      선홍빛 나뭇잎 우수수 떨어져서
      바람 따라 이리저리 흩어지면
      시리도록 파란 하늘 머리에 이고
      문득 어디라도 떠나고 싶은
      그대여 가을입니다

      따가운 햇볕 쏟아져서
      섬세한 손길 쓰다듬으면
      햇곡식 찰랑찰랑 살 붙는 소리
      햇과일 단물 드는 냄새 유혹하는
      그대여 가을입니다

      느티나무 숲에서 온 산들바람
      잠 못 이루는 그대 창가 기웃거리면
      홑이불 목선까지 끌어올리고
      귀뚜라미 자장가에 소롯이 잠드는
      그대여 가을입니다

      고독은 무시로 찾아오는 늪
      혼자만의 슬픔으로 앓는 외로움도 지병
      책갈피 끼워 넣은 단풍잎처럼 추억에 살고자
      누군가를 만나 시린 어깨 기대고픈
      그대여 가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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