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아버지의 등 / 하청호

차 지운 2017. 5. 8. 16:17




        + 아버지 / 강신용

        아버지는 없다
        고향 마을에도
        타향 거리에도

        아버지

        하늘 높이 불러보지만


        세월뿐이다


        + 아버지의 등 / 하청호

        아버지의 등에서는
        늘 땀 냄새가 났다
        내가 아플 때도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도
        어머니는 눈물을 흘렸지만
        아버지는 울지 않고
        등에서는 땀 냄새만 났다
        나는 이제야 알았다
        힘들고 슬픈 일이 있어도
        아버지는 속으로 운다는 것을
        그 속울음이
        아버지 등의 땀인 것을
        땀 냄새가 속울음인 것을


        + 아버님의 안경 / 정희성

        돌아가신 아버님이 꿈에 나타나서
        눈이 침침해 세상일이 안 보인다고
        내 안경 어디 있냐고 하신다
        날이 밝기를 기다려 나는
        설합에 넣어둔 안경을 찾아
        아버님 무덤 앞에 갖다 놓고
        그 옆에 조간신문도 한 장 놓아 드리고
        아버님, 잘 보이십니까
        아버님, 세상일이 뭐 좀 보이는 게 있습니까
        머리 조아려 울고 울었다


케테콜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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