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새 - 박남수

차 지운 2016. 12. 26. 16:30


 

 

 

 

 

- 박남수

 

 

1

하늘에 깔아 논

바람의 여울터에서나

속삭이듯 서걱이는

나무의 그늘에서나, 새는

노래한다. 그것이 노래인 줄도 모르면서

 

새는 그것이 사랑인 줄도 모르면서

두 놈이 부리를

서로의 죽지에 파묻고

따스한 체온(體溫)을 나누어 가진다.

 

2

새는 울어

뜻을 만들지 않고.

지어서 교태(嬌態)

사랑을 가식(假飾)하지 않는다.

 

3

―― 포수는 한 덩이 납으로

그 순수(純粹)를 겨냥하지만,

매양 쏘는 것은

피에 젖은 한 마리 상()한 새에 지나지 않는다.

 

<신태양>(1959)

 

 

 

      

(새는  -  송창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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