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그대의 별이 되어 / 허영자

차 지운 2016. 7. 5. 11:19




        그대의 별이 되어 / 허영자

        사랑은
        눈멀고
        귀 먹고
        그래서 멍멍히 괴어 있는
        물이 되는 일이다

        물이 되어
        그대의 그릇에
        정갈히 담기는 일이다

        사랑은
        눈뜨이고
        귀 열리고
        그래서 총총히 빛나는
        별이 되는 일이다

        별이 되어
        그대 밤하늘을
        잠 안 자고 지키는 일이다

        사랑은
        꿈이다가 생시이다가
        그 전부이다가
        마침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는 일이다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
        그대의 한 부름을
        고즈넉이 기다리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