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보되 보는 바 없으면 분별이 없고
귀로 듣되 소리가 없으면 시비가 끊어지네.
시비와 분별을 모두 놓아버리고
다만 마음이 부처임을 보아 자신에게 귀의하라.
목무소견무분별(目無所見無分別)
이청무음절시비(耳聽無音絶是非)
시비분별도방하(是非分別都放下)
단간심불자귀의(但看心佛自歸依)
- 부설거사
어떤 것이 보는 눈과 듣는 귀입니까?
이렇게 물으면 사람들은 손가락으로 자기 얼굴 위에 붙어 있는
눈을 가리키고 귀를 가리킵니다.
쓰고 있으면서도 알지 못하고 분별을 따라 죽은 고깃덩이만 쫓아갑니다.
금방 숨이 끊어진 사람도 눈과 귀가 있건만 어찌하여 보지도 듣지도 못합니까?
볼 수 있는 것이 진짜 눈이고 들을 줄 아는 것이 진짜 귀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것이 진짜 보는 눈과 듣는 귀입니까?
어떤 것이 보이는 모습이고 들리는 소리입니까?
이렇게 물으면 사람들은 바깥의 사물이나 소리를 가리킵니다.
한통속 안에 있으면서 스스로 허망한 시비 분별에 떨어져
자기를 잊어버리고 경계를 쫓아갑니다.
모든 모양이 모양 없는 것 안에서 드러나고,
모든 소리가 소리 없는 것 안에서 나타납니다.
보는 자과 보이는 모습이 둘이 아니고,
듣는 자와 들리는 소리가 다르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것이 진짜 보이는 모습이고 들리는 소리입니까?
악! 일체의 시비 분별을 놓아버리십시오!
다만 보는 자와 보이는 것이 모두 마음이고,
듣는 자와 들리는 것이 모두 자기 성품임을 보십시오.
이것이 육신에 한정되지 않은 본래 마음이요, 이것을 일러 부처라 하며,
이것이 진정한 자기 자신입니다.
마치 꿈속 세상에서 오가는 주인공만 나인 줄 알았다가 꿈을 깨고 보니
꿈속 세상 전체가 바로 내 마음의 작용이었음을 깨닫듯이,
바로 지금 이대로가 하나의 마음이 꾸는 꿈과 같은 것임을 깨달으십시오.
참된 자기에게 귀의하십시오.
- 몽지님
대인춘풍(待人春風) 지기추상(持己秋霜) -채근담(菜根譚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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