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희망을 위하여 / 곽재구

차 지운 2016. 5. 28. 15:25




      희망을 위하여 / 곽재구

      너를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다면
      굳게 껴안은 두 팔을 놓지 않으리라
      너를 향하는 뜨거운 마음이
      두터운 내 등뒤에 내려앉는 겨울날의 송이눈처럼
      포근하게 감싸안을 수 있다면
      너를 생각하는 마음이 더욱 깊어져
      네 곁에 누울 수 없는 내 마음조차
      더욱 편안하여 어머니의 무릎잠처럼
      고요하게 나를 누일 수 있다면
      그러나 결코 잠들지 않으리라
      두 눈을 뜨고 어둠 속을 질러오는
      한 세상의 슬픔을 보리라
      네게로 가는 마음의 길 굽어져
      오늘은 그 끝이 보이지 않더라도
      네게로 가는 불빛 잃은 발걸음들이
      어두워진 들판을 이리의 목소리로 울부짖을지라도
      너를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다면
      굳게 껴안은 두 손을 풀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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