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십자가(十字架) - 윤동주

차 지운 2016. 4. 29. 12:23

   

 

 

십자가(十字架)/윤동주

 

 

십자가(十字架) - 윤동주

 

쫓아오던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敎會堂) 꼭대기

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

 

첨탑(尖塔)이 저렇게도 높은데

어떻게 올라갈 수 있을까요.

 

종소리도 들려 오지 않는데

휘파람이나 불며 서성거리다가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

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붉은 피를

어두워 가는 하늘 밑에

조용히 흘리겠습니다.

  

 

 
<Amazing Grace - Giovanni Marradi>

  

십자가 / 윤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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