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그리운 것들은 산 뒤에 있다 / 김용택

차 지운 2016. 4. 20. 10:34


        그리운 것들은 산 뒤에 있다 / 김용택

        이별은 손 끝에 있고
        서러움은 먼데서 온다
        강 언덕 풀잎들이 돋아나며
        아침 햇살에 핏줄이 일어선다
        마른 풀잎들은 더 깊이 숨을 쉬고
        아침 산그늘 속에
        산벗꽃은 피어서 희다
        누가 알랴 사람마다
        누구도 닿지 않은 고독이 있다는 것을
        돌아앉은 산들은 외롭고
        마주 보는 산은 흰 이마가 서럽다
        아픈 데서 피지 않은 꽃이 어디 있으랴
        슬픔은 손 끝에 닿지만
        고통은 천천히 꽃처럼 피어난다
        저문 산 아래
        쓸쓸히 서 있는 사람아
        뒤로 오는 여인이 더 다정하듯이
        그리운 것들은 다 산 뒤에 있다
        사람들은 왜 모를까 봄이 되면
        손에 닿지 않는 것들이 꽃이 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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