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촛불의 기도 / 이해인

차 지운 2015. 12. 11. 11:55

        촛불의 기도 / 이해인

        하느님을 알게 된
        이 놀라운 행복을
        온몸으로 태우며 살고 싶어요

        그분이 주시는 매일매일을
        새해 첫날처럼 새로운 마음으로
        언제나 설레이며 살고 싶어요

        하늘 향해 타오르는
        이 뜨거운 불꽃의 기도가
        나 혼자만의 것은 아니도록

        이웃을 위해서도 조국을 위해서도
        닫힌 마음 열겠어요
        좁은 마음 넓히겠어요

        내 키가 작아 드는 아픔을
        내 몸이 녹아드는 아픔을
        두려워하지 않겠어요

        하얗게 물이 되는
        따스한 물이 되는
        겸손한 맘으로 살고 싶어요

        흔들리는 바람에도
        똑바로 눈을 뜨며
        떳떳하게 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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