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4월이 가면 - 손 정봉

차 지운 2021. 4. 25. 11:53
                    4월이 가면 - 손 정봉 4월이 가면 나의 봄도 함께 가야지 미풍은 귓가에서 멀어지고 진달래 향기는 초록에 스러지다 아! 4월의 마지막 땅거미도 없는 그 끝자락에 찬란하게 떠나는 너를 위해 웃음꽃으로 주단을 깔아 주리라 길게 늘어진 당신의 그림자에 행운의 머리핀 하나 꽂아 주리라 4월이 가면 남은 계절은 걸어서 가자 저 황량한 여름을 맨발로 걸어서 또 걸어서 내 지친 삶의 발바닥에 굳은살은 더욱 더 단단해지고 좀 더 성숙해진 나는 가난한 자의 여유로움으로 살아가리라 4월이 가면 나의 상념은 잠시 오수를 즐기고 층층나무를 무심히 오르내리는 개미들에게 나의 봄을 눈물로 보내지 않은 이유를 천천히 이야기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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