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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많으면 신경이 약해지고,
염려가 많으면 뜻이 흩어지며,
욕심이 많으면 뜻이 혼미해지고
일이 많으면 과로하게 되고,
말을 많이 하면 기가 적어지고,
웃음이 많으면 내장이 상하고,
근심이 많으면 마음이 불안하며,
지나치게 즐기면 뜻이 넘치고,
기쁨이 지나치면 착란에 빠지고,
노여움이 많으면 모든 혈액이 고르지 못하고,
좋아하는 것이 많으면 정신이 헛갈려 올바르지 못하고,
미워하는 것이 많으면 초췌하고 즐거움이 없다.
- 허준선생 어록중에서
금강경에서 "여래란 온 적도 없고 간 적도 없으므로 이름을 여래라 하느니라"
한 것처럼, 참다운 우리의 성품은 세상의 모든 법이 그곳에서 일어나고 사라지지만
그 법에 매이지도 않고 법의 흔적도 남지 않는 것이요,
오히려 그러한 것들이 일어나고 사라지는 바탕과 같은 것이어서 나고 즉음도 없고
온 적도 간 적도 없는 것이니 늘 여여한 것이다.
늘 여여하니 갈 곳이 따로 어디에 있으랴?
바로 비교하여 더 나은 것이 있어야 갈 곳이 있지,
항상여여하니 이곳을 버리고 어디로 가랴?
그것은 육조단경 제 10편의 三身에서 법신에 대해 조사께서 이야기 하면서
"선지식들아 !
세상 사람의 성품은 본래 스스로 깨끗하여 만 가지 법이 자기의 성품에 있다.
그러므로 모든 악한 일을 생각하면 곧 악을 행하고
모든 착한 일을 생각하면 문득 착한 행동을 닦는 것이다.
이와 같이 모든 법이 다 본성 속에 있어서 본성은 항상 깨끗함을 알라"
고 하신 것처럼 본성이 주인이요 본성 속에 모든 것(옳고 그름)이 다 있으니
따로 무엇을 찾아서 바깥 여정에 들까?
그리고 본성은 하늘과 같고 우리의 순간순간 나투는 삶은 구름과 같으니,
하늘이 순간순간 일어났다 사라지는 구름을 분별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주듯이,
우리의 본성 역시 순간순간 일어나는 생각과 삶을 분별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니,
참으로 주인된 자는 그처럼 삶을 분별하거나 시비하면서 보다 더 나은 것을 바라면서
고뇌하지 않는 자인 것이다.
그러니 늘 주어진 삶위에 머물러 살며, 더 나은 어떤 것을 구하기 위해 나그네의 길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것이 바로 <수능엄경>에서 말한바,
"만약 참다운 주인이라면 갈 곳이 없는 것과 같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머물지 않는 것은 나그네이고 머무는 것은 주인이니
머물러 있지 않는 것을 나그네라고 이름 하겠습니다"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바로 깨달은 자의 삶이다.
- 윤기붕님의 <구하지 않는 삶, 그 완전한 자유> 287쪽 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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