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슬픈 바람을 주는 여인 - 조병화

차 지운 2019. 2. 7. 15:28



슬픈 바람을 주는 여인 - 조병화

 

 

 

내겐 쉴 새 없이

슬픈 바람을 주는 여인이 있습니다

때를 가리지 않고

불쑥

슬픔을 주는 여인이 있습니다

 

소리도 나지 않으며

그림자도 보이지 않으며

그 누구에게도 나타나지 않는 바람

나는 이 바람이 불어닥칠 때마다

 

저린 피를 토하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허공에 나를 새겨왔습니다

 

잊으려 하면 불어 닥쳐는

슬픈 인연

, 얼마나 많은 세월을

이 바람에 시달려 왔던가

 

한세상 이렇게

저리게 새겨온 나의 생존

이제 흙에 묻히면 피하련가

 

지금도 내겐

기쁨보다 슬픔을 주는 여인이 있습니다

 

무슨 까닭인지

이렇게 세상 다 하도록 자주

내겐 슬픔을 주는 바람이 있습니다

    

 

  (When The Ocean Sleeps - Ernesto Cortaz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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