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새벽편지 / 정호승

차 지운 2018. 12. 17. 12:54

 

 


 

 

새벽편지 ... 정호승   



죽음보다 괴로운 것은
그리움이었다

사랑도 운명이라고
용기도 운명이라고

홀로 남아 있는
용기가 있어야 있어야 한다고

오늘도 내 가엾은 발자국 소리는
네 창가에 머물다 돌아가고

별들도 강물 위에
몸을 던졌다

 

 

 

 

 

 

기다림은 보이지 않는다 ...서정윤


기다린다.
죽음을 위해 손 내밀지 않으며
목숨을 지키려고 애걸하지 않는다.
다만
마지막 추수가 끝난 들판에는
눈이 내릴 것을 알고
기다리며
설익은 나를 흔드는 바람에
버티고 섰다.

그래 아직도 기다린다.
이미 정해진 인연의 '그'라면
햇살 따가운 들판에서
나를 추스르며 견딜 수 있고
새들이 유혹에도 초연할 수 있다.

아직 나를 찾지 못한 그와 연결된
가느다란 끈을 돌아보며
순간순간 다가오는 절망조차
아름답게 색칠을 한다.

그리움은 늘 그대를 향해 달려가고
내 기다림의 끝은 보이지 않는다.

 

 

 

 

 

 

 

 

 


 Solitude  /  The 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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