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나는 아직도 / 박재삼

차 지운 2015. 9. 21. 16:39

        나는 아직도 / 박재삼

        나는 아직도 꽃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찬란한 노래를 하고 싶습니다만
        저 새처럼은
        구슬을 굴릴 수가 없습니다.

        나는 아직도 놀빛 물드는 마음으로
        빛나는 사랑을 하고 싶습니다만
        저 단풍잎처럼은
        아리아리 고울 수가 없습니다.

        나는 아직도 빈 손을 드는 마음으로
        부신 햇빛을 가리고 싶습니다만
        저 나무처럼은
        마른 채로 섰을 수가 없습니다.

        아, 나는 아직도 무언가를
        자꾸 하고 싶을 따름,
        무엇이 될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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