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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따라 감응하여 / 소나기

차 지운 2017. 6. 14. 15:58



佛身充滿於法界(불신충만어법계)

- 부처님은 온누리에 충만하시어


普現一切衆生前(보현일체중생전)

- 널리 모든 중생앞에 나투시네

隨緣赴感靡不周(수연부감미부주)

- 인연따라 감응하여 온 세상 두루하사


而恒處此菩提座(이항처차보리좌)

- 항상 보리(진리)의 이 자리에 머무네




소나기 - 곽재

 

저물 무렵 소나기를 만난 사람들은 알지

누군가를 고즈넉이 그리워하며

미루나무 아래 앉아 다리쉼을 하다가

그때 쏟아지는 소나기를 바라본 사람들은 알지

 

자신을 속인다는 것이

얼마나 참기 힘든 격정이라는 것을

사랑하는 이를 속인다는 것이

얼마나 참기 힘든 분노라는 것을

 

그 소나기에 가슴을 적신 사람이라면 알지

자신을 속이고 사랑하는 이를 속이는 것이

또한 얼마나 쓸쓸한 아름다움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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