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새와 나무 / 류시화

차 지운 2017. 4. 24. 11:52



'마틴 헤드'

 


        새 / 신달자

        나는 당신에게
        한마리 새였었다
        말은 못하고 울기만 하는
        아무도 몰라 주는
        구슬픈 새였었다
        날이 날마다
        날개가 아프도록
        당신 가는 곳마다 날아 다니다
        밤에 당신 방에 불이 꺼지면
        슬피슬피
        울어대는
        한마리 새였었다.



'마틴 헤드'


      새와 나무 / 류시화

      여기 바람 한 점 없는 산속에서면
      나무들은 움직임 없이 고요한데
      어떤 나뭇가지 하나만 흔들린다
      그것은 새가 그 위에 날아와 앉았기 때문이다
      별일없이 살아가는 뭇사람들 속에서
      오직 나만 홀로 흔들리는 것은
      당신이
      내 안에 날아와 앉았기 때문이다
      새는 그 나뭇가지에 집을 짓고
      나무는 더 이상 흔들리지 않지만
      나만 홀로 끝없이 흔들리는 것은
      당신이 내 안에 집을 짓지 않은 까닭이다.




                                                                  '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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