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독백 / 오광수
남은 달력 한 장이
작은 바람에도 팔랑거리는 세월인데
한해를 채웠다는 가슴은 내놓을 게 없습니다
욕심을 버리자고 다잡은 마음이었는데
손 하나는 펼치면서 뒤에 감춘 손은
꼭 쥐고 있는 부끄러운 모습입니다
비우면 채워지는 이치를 이젠 어렴풋이 알련만
한 치 앞도 모르는 숙맥이 되어
또 누굴 원망하며 미워합니다
돌려보면 아쉬운 필름만이 허공에 돌고
다시 잡으려 손을 내밀어 봐도
기약의 언질도 받지 못한 채 빈손입니다
그러나, 그러나 말입니다
해마다 이맘때쯤 텅빈 가슴을 또 드러내어도
내년에는
더 나을 것 같은 마음이 드는데 어쩝니까?
[아쉬타바크라 기타 강설] 2-8
.
“빛이야말로 나의 본질이며, 나는 다름 아닌 바로 그 빛입니다.
어떤 것이 나타날지라도 그것은 단지 그 안에서 빛나는 나일뿐입니다.
세상의 모든 모습들은 오로지 나의 빛입니다.”
【강설】
나는 무엇입니까? 참된 나는 그러한 질문이 떠오르는 텅 빈 공간입니다.
감각의 차원에서 보자면 텅 비었다 하겠지만, 본질적 차원에서는
의식으로 가득 찬, 자각으로 가득 찬 공간입니다.
이 의식, 이 자각을 물질적인 빛에 비유할 수도 있습니다.
어떤 것이 드러나기 위해서는 빛이 필요하듯, 주관과 객관으로 나누어진
이 현상 세계가 드러나기 위해서는 이 의식, 이 자각의 공간이 필요합니다.
결국 이 현상 세계 전체는 이 의식, 이 자각일 뿐입니다.
이 의식, 이 자각이 주관과 객관으로 나뉘어 스스로가 스스로를 경험하는
놀이, 유희를 즐기고 있을 뿐입니다. 그러므로 이 세상은 환영과 같습니다.
모든 것은 이 절대적 의식, 이 절대적 자각의 빛에 의해 드러난 것입니다.
마치 영화관의 영사기에서 나온 빛과 스크린 위에 펼쳐진 영상이
둘이 아닌 것과 같습니다. 오직 이 하나의 빛이 있을 뿐입니다.
바로 지금 당장 여기에서 이렇게 빛나고 있는 이것입니다.
- 몽지님
'Sto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하는 마음이란 (0) | 2016.12.07 |
---|---|
삶 자체가 오해 / 법정스님 (0) | 2016.12.05 |
버리고 떠난다는 것은 (0) | 2016.12.01 |
순리는 마음의 평화입니다 (0) | 2016.11.30 |
사랑하며 살아도 너무 짧은 우리네 삶 (0) | 2016.1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