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꽃으로 잎으로 / 유안진

차 지운 2016. 3. 24. 10:59



        꽃으로 잎으로 / 유안진

        그래도
        세상은 살 만한 곳이며
        뭐니뭐니 해도
        사랑은 아름답다고

        돌아온 꽃들
        낯 붉히며 소곤소곤
        잎새들도 까닥까닥
        맞장구 치는 봄날

        속눈썹 끄트머리
        아지랑이 얼굴이며
        귓바퀴에 들리는 듯
        그리운 목소리며

        아직도 아직도 사랑합니다
        꽃지면 잎이 돋듯
        사랑진 그 자리에
        우정을 키우며

        이 세상
        한 울타리 안에
        이 하늘 한 지붕 밑에

        먼 듯 가까운 듯
        꽃으로 잎으로
        우리는 결국
        함께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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