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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바람에게 전하는 말 / 고금을 꿰뚫고

차 지운 2020. 5. 3. 14:32


      고금을 꿰뚫다


      여기에 한 물건이 있다.

      이름과 형상이 없으나 고금을 꿰뚫고 있으며

      하나의 먼지 속에 있으나

      동서남북과 상하를 모두 에워싸고 있다.


      唯一物於此  絶命相貫古今  處一塵圓六合

      유일물어차  절명상관고금  처일진원육합


      - 금강경오가해, 함허

       



      함허 기화(涵虛己和, 1376~1433) 스님의 금강경오가해 서문 첫 구절이다.

      형상도 이름도 없는 여기 이 한 물건(無價寶; 法性)이 있어 나 역시

      14세기 함허스님의 법문을 읽고 자판을 두드리면서 서로 교감하고 있다.

      그것은 天地이전부터요 무소부재요 작기로는 인허진(隣虛塵)이요 크기는

      온 우주를 감싸고도 남는다. 불가사의하여 설명을 하면 더욱 멀어진다.


      - 유당




      - 꽃이 바람에게 전하는 말 / 예민(19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