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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백(淡白)

차 지운 2019. 12. 2. 11:43
아침의 명상
 
          ♤ 담백(淡白) ♤ 世味醲釅 至味無味 세미농염 지미무미 味無味者 能淡一切味 미무미자 능담일체미 淡足養德 淡足養身 淡足養交 淡足養民 《祝子小言》 담족양덕 담족양신 담족양교 담족양민 세상 사는 맛이란 진한 술과 같지만, 지극한 맛은 맛이 없는 법이다. 맛없는 것을 음미하는 자라야 능히 일체의 맛으로부터 담백해질 수 있다. 담백하면 덕을 기를 수 있고, 담백하면 몸을 기를 수 있다. 담백함으로 벗을 기를 수 있고, 담백함으로 백성을 기를 수 있다.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지면 
          덤덤한 맛은 맛 같지도 않다. 
          그러나 지극한 맛은 
          무미(無味)한 가운데 숨어 있다. 
          대갱(大羹)은 조미(調味)하지 않는다. 
          아무 것도 조미하지 않았으나 
          모든 맛이 그 속에 다 들어 있다. 
          한때의 교언영색(巧言令色)은 
          당장에 먹기에는 달콤하지만 
          결국은 제 한몸을 해치는 독이 된다. 
          담백함으로 정신을 기르고, 
          그 담백함으로 세상과 만날 일이다.                         
          빛나되 번쩍이지 않고
          예리하되 그것이 남을 다치게 해서는 아니 되고
          내가 곧다하여 
          남을 업신 여기지 않으며
          끌어 안고 포용하되 
          속도 없이 다 내어 주지 않는
          그런 담백함을 키우고 싶어라.
          *
          형갱(鉶羹) : 양념을 넣은 국
          대갱(大羹) : 양념을 넣지 않은 국
          갱(葉)은 국을 말한다. 
          대갱(大葉)은 양념이나 간을 치지 않은 고깃국, 
          화갱(和葉)은 나물국, 
          탕갱(湯葉)은 탕국이다. 
          이 모두가 가장 자연스러운 
          담백(淡白)한 맛이다. 
          경상도 지방에서는 
          김치나 시래기 따위를 넣고 
          멀겋게 끓인 갱죽(葉粥)이라는 음식이 있다. 
          쌀이나 곡식을 적게 넣는 대신 
          채소류를 많이 넣어 
          양을 많게 하여 여러 사람들이 
          먹을 수 있게 끓였다.
          요즘도 비가 오거나 흐린 날 
          따뜻한 갱죽 한그릇으로 
          배를 불리고는 했던
          옛날 생각을 하고는 한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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