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놓아버려라 / 가을

차 지운 2017. 11. 10. 13:36



가을 최승자  

 

세월만 가라, 가라 그랬죠

그런데 세월이 내게로 왔습니다

내 문간에 낙엽 한 잎 떨어뜨립디다

가을입디다

 

그리고 일진광풍처럼 몰아칩디다

오래 사모했던

그대 이름

오늘 내 문간에 기어이 휘몰아칩디다

  



놓아 버려라 / 개선 선섬(開先善暹) 선사

 

세월은 쉬지 않고 흘러가니 굳건히 공부 해야 한다.

공부는 별다른 것이 아닌 그저 놓아버리는 것이다.

다만 마음 위에 있는 시비 분별 비교 판단 해석 헤아리는 생각,

망상, 잡념, 번뇌, 의식, 마음, 즉 알음알이[識], 분별심,

분별의식, 지견, 견해, 이해, 지식들을 일시에 놓아버리는 것이다.

이것이 마음공부의 진정한 지름길이다.

만약 이 방법 以外에 달리 공부하는 법이 있다면

그것은 모두 미쳐서 바깥으로 달아나는 것이다.


산승은 평소에 말하기를, 행주좌와(行住坐臥)도 결코 아니고,

견문각지(見聞覺知)도 결코 아니고, 사량분별(思量分別)도 결코 아니고,

언어문답(語言問答)도 결코 아니라고 말한다.

  이 네 가지 길을 끊어 보아라.

만약 이 네 가지 길을 끊지 못한다면 결코 깨닫지 못할 것이다.

이 네 가지 길을 끊는다면, 어떤 스님이 조주 스님에게

‘개에게도 佛性이 있습니까?’라고 물으니 조주 스님이

‘없다.’라고 한 것과, ‘어떤 것이 부처입니까?’라는 말에

운문 스님이 ‘마른 똥 막대기다.’라고 한 것에서

틀림없이 크게 웃게 될 것이다.


출처: 나호야록(羅湖野綠)

--Autumn Leaves / Giovanni Marradi



'Sto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각의 성품   (0) 2017.11.14
사는게 다 그렇지  (0) 2017.11.12
마음안의 쓰레기 / 산다는 것은  (0) 2017.11.08
무상(無常)의 법칙  (0) 2017.11.06
중년의삶 / 법정스님  (0) 2017.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