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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에 이르는 법 - 복효근
차 지운
2017. 7. 13. 11:55
영원에 이르는 법 - 복효근
엘리베이터에서나 미용실에서 좌우 혹은 전후로 붙어있는 거울 사이에 있을 때 거울에 비친 모습이 반대편 거울 속에 비치고 다시 그 모습이 반대편 거울 속에 비치고 그래서 끝 간 데를 알 수 없이 서로가 서로를 비춰주듯 가령 그대와 내가 마주보고 있을 때 내가 눈부처로 그대 눈 속에 비치고 그대의 모습은 내 눈 속에 눈부처로 비치고 그 눈부처의 눈 속에 다시 그대가 비치고 내가 비치고 비친 그 눈부처의 눈 속에 서로가 서로를 끝 간 데 없이 비출 것을 생각하면 아예 없을지도 모를 그 소실점의 거리를 생각하면 영원에 이르는 것은 순식간이네 그 순식간을 영원으로 이어놓는 일은 아무 일도 아니네 다만 그대와 내가 마주 보고 있을 때 ㅡ출처 : 『현대시학』(201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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