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세월 / 도종환

차 지운 2016. 3. 29. 09:58



      세월 / 도종환

      여름오면 겨울 잊고
      가을오면 여름 잊듯
      그렇게 살라한다

      정녕 이토록 잊을 수 없는데
      씨앗들면
      꽃 지던 일 생각지 아니하듯
      살면서 조금씩 잊는 것이라 한다

      여름오면 기다리던 꽃
      꼭 다시 핀다는 믿음을
      구름은 자꾸 손 내저으며
      그만 두라한다
      산다는 것은 조금씩 잊는 것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