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오늘처럼 내 손이 - 류시화

차 지운 2019. 2. 24. 12:56



오늘처럼 내 손이 - 류시화

 

 

 

오늘처럼 내 손이 싫었던 적이 없다

작별을 위해 손을 흔들어야만 했을 때

어떤 손 하나가 내 손을 들어 올려

허공에서 상처 입게 했다

한때는 우리 안의 불을

만지던 손을

 

나는 멀리서 내 손을 너의 손에

올려놓는다

너를 만나기 전에는 내 손을

어디에 둘지 몰랐었다

새의 날개인 양 너의 손을 잡았었다

손안 가득한 순결을

그리고 우리 혼을 가두었었다

 

그러나 오늘처럼 내 손이 싫었던 적이 없다

무심히 흔드는 그 손은 빈손이었다

 

 

 

 

(Tornero - 남택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