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침묵하는 연습 - 유안진
차 지운
2018. 5. 25. 14:03
침묵하는 연습 - 유안진
나는 좀 어리석어 보이더라도
침묵하는 연습을 하고 싶다.
그 이유는 많은 말을 한 뒤일수록
더욱 공허를 느끼기 때문이다.
많은 말이
얼마나 사람을 탈진하게 하고
얼마나 외롭고 텅비게 하는가?
나는 침묵하는 연습으로
본래의 나로 돌아가고 싶다.
내 안에 설익은 생각을 담아 두고
설익은 느낌도 붙잡아 두면서
출생시의 목청은 정직하니까
때를 기다려 무르익히는 연습을 하고 싶다.
다 익은 생각이나 느낌일지라도
더욱 지긋이 채워 두면서
향기로운 포도주로
발효되기를 기다릴 수 있기를 바란다.
비록 내 안에 슬픔이건 기쁨이건
더러는 더러는 오해받는 때에라도
해명도 변명조차 하지 않고
무시해 버리며 묵묵 하고 싶어 진다.
그럴 용기도 배짱도
지니고 살고 싶다.
(My Secret Muse - Eric Ha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