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비 / 문향란

차 지운 2018. 4. 16. 11:05


        비 / 문향란

        비는..
        늦은 오후를 적시는 달콤한 줄기와
        속일 수 없이 내리우는 촉촉한 미소입니다.

        멍든 하늘을 채우려는 욕심과
        자신이 설 땅 찿는 꿈을
        비라고 하였답니다.

        먼저 떨어진 섭섭함과
        더 깊숙히 내려앉은 너그러움을
        노숙해지는 몸부림을 점잖음과
        가냘프게 자리 엮는 엣됨을
        비라고 하였습니다.

        사라져가는 메마름에도 적당히 용서하고
        용서 받는 솔직함 같은 것도
        비라고 하였답니다.



                                     

                                    바브라 스트라이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