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 바람에게
차 지운
2017. 10. 23. 16:13
바람에게 / 유 치환
바람아 나는 알겠다.
네 말을 나는 알겠다.
한사코 풀잎을 흔들고
또 나의 얼굴을 스쳐가
하늘 끝에 우는
네 말을 나는 알겠다.
눈 감고 이렇게 등성이에 누우면
나의 영혼의 깊은 데까지 닿는 너.
이 호호(浩浩)한 천지를 배경하고
나의 모나리자!
어디에 어찌 안아볼 길 없는 너.
바람아 나는 알겠다.
한오리 풀잎나마 부여잡고 흐느끼는
네 말을 나는 정녕 알겠다.
나이 들어간다는 것은
고요해진다는 것이다
눈물을 감추고 웃을 줄 안다는 것이다
좋아도 너무 드러내지 않고
남을 배려 할 줄 안다는 것이다
화가 나도 섣불리 공격하지 않고
큰 나무처럼 용서의 그늘을 가진다는 것이다
힘이 없어서가 아니라
힘을 조절 할 줄 안다는 것이다
- 노연화의 글중
금전은 거름과 같은 것으로
뿌리지 않으면 쓸모가 없다.
-베이컨